영국에 새 총리가 들어섰다. 앤디 번햄 신임 총리가 지난 20일(현지시간) 공식 취임하면서, 영국은 최근 10년 사이 무려 일곱 번째 총리를 맞이하게 됐다.

맨체스터 시장 출신, “북부의 왕”
번햄 신임 총리는 그레이터맨체스터 시장을 오랜 기간 지낸 인물로, 노동당 내에서 ‘북부의 왕’이라는 별명으로 불려왔다. 토니 블레어, 고든 브라운 총리 재임 시절에는 내각에서 장관직을 맡기도 했다.
키어 스타머 전 총리가 지난달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후임 당대표 선거가 치러졌는데, 번햄은 사실상 단독 후보로 나서 하원의원 403명 중 379명의 지지를 얻어 노동당 대표 자리에 올랐다. 이어 찰스 3세 국왕과의 접견을 거쳐 정식으로 총리직에 임명됐다.
“이번이 영국을 바꾸는 전환점 될 것”
번햄 총리는 다우닝가 10번지 관저 앞에서 가진 첫 연설에서 이번 정권 교체가 영국에 하나의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새로운 정치 모델과 경제 모델을 제시하겠다고 밝히며, 생활 필수재를 다시 공공의 통제 아래 두어 서민 부담을 낮추고, 공공조달을 활용해 영국의 재산업화를 추진하겠다는 구상을 내놓았다.
그는 또한 정치인들이 스스로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며, 유권자들의 정치에 대한 피로감에 공감을 표하고 앞으로 나아지겠다고 약속했다.

스타머 전 총리, 최단명 노동당 총리로 퇴장
스타머 전 총리는 2년이라는 짧은 재임 기간을 마치고 물러났다. 그는 연이은 선거 패배와 정책 번복, 각종 논란 속에 지지율이 떨어지며 결국 자리에서 내려왔다. 퇴임 연설에서 그는 후임자에게 바통을 넘긴다며 번햄 총리의 성공을 기원한다고 밝혔다.
번햄 총리는 취임 첫날부터 내각 개편에 나서 예브 쿠퍼 외무장관 자리에 에드 밀리밴드 전 노동당 대표를 임명하고, 존 힐리 전 국방장관을 재무장관으로 발탁하는 등 스타머 내각 인사 상당수를 교체했다.
트럼프 “그가 누군지 잘 모른다”…미묘한 신경전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번햄 총리 취임을 앞두고 그를 두고 그저 어느 마을의 시장 정도로만 알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다만 취임 이후에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번햄 총리가 북해 유전 개발을 전면 확대하겠다고 밝힌 데 대해 호평하는 등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번햄 총리가 전임자보다 미국에 대해 다소 냉랭한 태도를 취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으며, 지방분권과 재산업화를 앞세운 이른바 ‘맨체스터리즘’ 노선이 향후 영국 정치의 무게중심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주목된다.
영국은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 이후 정치적 혼란과 경제 정체가 이어지며 총리가 잦게 교체돼왔다. 번햄 총리 역시 생활비 상승과 저성장, 변덕스러운 대서양 건너 동맹국(미국)과의 관계 등 전임자들을 괴롭혔던 과제를 고스란히 안고 임기를 시작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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