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스포츠

  • 026 북중미 월드컵 폐막…48개국 참가 역대 최대 대회, 경제·문화 파급효과는

    지난 6월 11일 멕시코시티에서 개막해 7월 19일 결승전으로 막을 내린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이 역대 최대 규모의 흥행과 경제적 파급효과를 남기며 폐막했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이 공동 개최한 이번 대회는 출전국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확대되고, 대회 기간도 기존 4주에서 6주로 늘어나면서 축구 역사상 가장 큰 규모의 국제 이벤트로 치러졌다.

    스페인, 역대 최고 상금 안고 우승…아르헨티나 2연패 실패

    이번 대회 우승컵은 스페인에게 돌아갔다. 월드컵 2연패와 통산 네 번째 우승을 노렸던 아르헨티나는 결승에서 스페인에 밀려 준우승에 머물렀다. 3위는 잉글랜드, 4위는 프랑스가 차지했다.

    성적에 따른 상금 규모도 역대 최대였다. 우승팀 스페인은 역대 최고액의 상금을 거머쥐었고, 준우승 아르헨티나는 3400만 달러(약 500억원), 3위 잉글랜드는 3000만 달러(약 445억원), 4위 프랑스는 2800만 달러(약 415억원)를 받는다. 조별리그 탈락으로 일찌감치 짐을 싼 한국 대표팀도 185억원 규모의 상금을 지급받는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48개국에 지급되는 전체 포상금 총액은 8억 7100만 달러(약 1조3000억원)에 달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AP통신은 3개국에서 열리는 대회 특성상 각국 대표팀의 이동거리와 체류비 부담이 커, 유럽 축구협회들이 FIFA에 추가 지원을 요청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한국 대표팀의 경우 성적에 비례한 별도의 국내 포상 체계도 화제가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32강 진출 시 선수 1인당 1억원, 16강 진출 시 2억원을 지급하는 성과 비례형 포상 체계를 도입했으며, 여기에 전세기 운용과 가족 초청 프로그램 등 지원도 병행했다.

    FIFA, 사상 최대 매출…4년 주기 수입 130억 달러 전망

    이번 대회를 계기로 FIFA는 역대 최대 매출을 거둔 것으로 나타났다. FIFA는 이번 월드컵을 포함해 올해 매출로만 90억 달러 이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경제전문방송 CNBC는 48개국 참가와 6주로 늘어난 대회 기간이 흥행에 주효했다며,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의 확장 전략이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도이체방크 리서치는 이번 대회를 포함한 FIFA의 4년 주기 전체 수입이 130억 달러(약 19조4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FIFA는 공식 티켓 재판매 플랫폼에서도 구매자와 판매자 양쪽에서 각각 15%씩 수수료를 챙긴 것으로 전해졌다.

    美 GDP 최대 0.6%↑…”팝업 경제” 효과도

    경제적 파급효과를 둘러싼 각종 추산도 잇따라 나왔다. FIFA와 관련 기관들은 이번 대회가 약 410억 달러(약 55조원)의 경제효과를 창출한 것으로 보고 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리서치 업체 오픈이코노믹스 자료를 인용해 이번 대회가 미국 GDP를 약 0.6%, 세계 GDP를 약 0.4% 끌어올릴 것으로 추산했다. 반면 다른 경제기관은 미국 GDP 상승효과를 0.05% 수준으로 보수적으로 전망하는 등 기관별로 추정치 편차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고용지표에서도 대회 특수가 감지됐다. 5월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은 예상보다 높은 17만2000명 증가를 기록했는데, 뱅크오브아메리카 경제학자들은 이 중 상당 부분이 대회 관련 일시적·계절적 요인에 기인한다고 분석했다. 특히 여가·접객업과 비교육 분야 지방정부에서 고용 증가가 두드러졌다.

    비자(Visa)가 공개한 결제 데이터는 이른바 ‘팝업 경제’ 효과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비자는 팝업 경제를 주요 문화·엔터테인먼트·스포츠 행사를 중심으로 일시적이면서도 매우 집중적으로 나타나는 상업 활동으로 정의하는데, 이번 월드컵 기간 미국·캐나다·멕시코 개최 도시 전역에서 국경 간 카드 거래가 약 20% 급증한 것으로 집계됐다. 팬들이 자국 대표팀을 따라 여러 도시를 이동하면서 레스토랑, 교통, 숙박, 소매 등 전 부문에 걸쳐 지출이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승자와 패자 뚜렷…스포츠 베팅업계 최대 수혜

    막대한 돈이 오간 만큼 이번 대회의 수혜자와 손해를 본 쪽도 뚜렷하게 갈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월드컵의 재정적 승자와 패자’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FIFA를 이번 대회의 의심할 여지 없는 최대 승자로 꼽았다.

    방송사와 스폰서, 스포츠 베팅업체 등도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렸다. 미국 방송사 폭스(FOX)는 이번 대회에 새롭게 도입된 ‘하이드레이션 브레이크(수분 보충 시간)’를 별도 광고 상품으로 활용해 쏠쏠한 수익을 올렸다. 공식 후원사인 아디다스와 코카콜라, 유니폼 판매량이 폭등한 나이키 역시 대회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특히 스포츠 베팅업계는 이번 대회 베팅 규모가 약 500억 달러(약 69조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며 최대 수혜 업종으로 떠올랐다. 은퇴한 지 10년이 넘은 데이비드 베컴도 승자 중 한 명으로 꼽힌다. 그는 여전히 미국 축구를 대표하는 상업적 아이콘으로 활약하며, 아디다스 광고에는 인공지능(AI)으로 구현된 그의 모습이 등장했고 홈디포,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다양한 브랜드 광고에도 출연했다.

    입장권 최고 1만 달러…”돈 잔치” 논란도

    흥행과 경제효과 이면에는 논란도 뒤따랐다. 경기 입장권 한 장이 최고 1만 달러(약 1478만원)에 판매되면서 지나치게 비싼 가격이 도마 위에 올랐다. 팬들 사이에서는 축구 본연의 축제라는 취지가 상업적 이해관계에 가려졌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일각에서는 FIFA를 비롯한 일부 기관과 기업에 이익이 집중되는 구조를 지적하며, 개최 도시 주민이나 중소상인 등 실제 현장에서 대회를 지탱한 이들에게 얼마나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갔는지 따져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3개국 공동개최, 문화적 파급효과도 주목

    경제적 수치 못지않게 문화적 파급효과도 상당했다는 평가다.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 16개 도시에서 104경기가 펼쳐지며 각 지역의 문화와 축구 열기가 어우러지는 독특한 풍경이 연출됐다. 특히 축구 변방으로 여겨졌던 북미 지역에서 이번 대회를 계기로 축구 저변이 한층 넓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팬들 사이에서도 이번 대회에 대한 관심이 뜨거웠다. 일본 팬들 사이에서는 한국 대표팀의 선전을 부러워하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으며, 각국 팬들이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경기 소식과 응원 문화를 공유하면서 대회 열기가 전 세계로 확산됐다.

    유산은 남았지만…다음 대회 향한 과제도

    2026 북중미 월드컵은 참가국 확대와 사상 최대 매출이라는 기록을 남기며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급격히 불어난 상업적 규모만큼, 티켓 가격 논란이나 이익 배분 구조를 둘러싼 문제 제기도 함께 남았다.

    다음 월드컵은 2030년 스페인·포르투갈·모로코 3개국 공동개최로 예정돼 있다. 이번 대회에서 드러난 경제적 성과와 논란은 앞으로 열릴 대형 국제 스포츠 이벤트의 운영 방식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